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한곁같이 김해 (구)시내를 지키고 있는 추억의 돈까스.
'티발돈까스'

지금이야 김해의 번화가가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열에 아홉은 "내외동" 혹은 "삼계" 를 꼽겠지만
내가 아주 어린시절 , 김해 최고의 번화가는
'서상동' , '부원동' 일대 였다.
아직도 그때 그 시절 풍경이 눈에 선하다.
토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김해 구시내로 가서,지금은 사라진 '블랙피아' 에서
옷을 구경하고,'럭키오락실' 에 가서 철권 한판 하고..
김해백화점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고.

요즘 아이들은 '앙팅' 이라는것을 알고 있을까?
우리땐 한창 앙팅이 유행 했었다.
노트 한권으로,, 다른 학교 여학생들과 앙케이트를 주고 받는..
"좋아하는 연예인은?"
(샤론 스톤)
"좋아하는 색깔은??"
(살색)
"좋아하는 음식은??"
(돼지국밥)
"감명 깊게 본 영화는??"
(옥보단)
얼굴도 모르는 그녀와 노트 한권으로 이런식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다.
그러다보면 마음이 맞아, 운명적인 이끌림에 만남을 결심.
김해 시내에서의 데이트 약속.
"밥먹으러 가자.."
"응..."

내 또래 김해 남자들은 , 이런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 때 그 시절.
10대들의 아지트.
김해 부원동 '티발 돈까스'
강산이 두어번 변해 앙팅은 어느덧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이제는 카카오톡의 시대가 왔지만
이 집 돈까스 가격은 여전하다.
가격을 올릴법도한데..
올릴 생각이 없으신가보다.
나는 30대가 되었지만..
이 집에 최소 한달에 한번 이상
꼭 방문한다.
이유는 설명 할 수 없지만 ,
그냥 뭐랄까 , 주기적으로 안오면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든다고나 할까.
솔직히 30대가 된 마당에 이 집 돈까스가
기똥차게 맛있다거나 그런것도 아닌데..
그냥 이 집이 좋고 편하다.
김해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중에
이 집에서 이성과 생애 첫 데이트를 했던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얼굴엔 청춘의 열병 , 여드름이 듬성듬성 나있고
맞은편엔 단아하게 교복을 갖춰 입은
어여쁜 여학생이 앉아있고.
이 얼마나 풋풋한 장면인가?
긴 말 필요없이
티발돈까스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추억" 이다.
가슴설레였던 , 풋풋했던 , 순수했던 .
돈까스는 뒷전이고 , 내 앞에 앉아있는
어여쁜 여인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고..
돈까스가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도 몰랐던
순진무구했던 그 시절
그 시절들이 바로 '티발돈까스"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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